나가사끼 짬뽕은 신라면을 이길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나가사끼 짬뽕의 경쟁자는 '꼬꼬면' 아닌 '신라면'..이마트 라면 2위, 4분기 실적 기대]

"대세는 나가사끼"

대형마트 가판마저 나가사끼 짬뽕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삼양식품의 3분기 실적은 나가사끼 짬뽕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럽다.

급증할 줄 알았던 3분기 실적이 매출액 652억7100만원, 영업이익 117억7100만원, 순이익 5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 소폭 줄었다.

삼양식품 측은 "나가사끼 짬뽕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많이 팔렸기 때문에 4분기에 나가사끼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8월에 300만개, 9월에 900만개, 10월에 1400만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당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매출액은 40억원 정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다. 지난해부터 오른 밀가루 가격과 스프 가격 등 원가부담을 라면 단가에 반영하지 못한 타격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라면값 억제 정책의 영향이 컸다. 생산량도 부족해 공급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9월15일 이후 생산라인을 2개로 늘렸고 10월 들어 3개로 추가했다.

나가사끼 짬뽕은 꼬꼬면과 함께 8월 초순에 출시됐지만 초기 반응이 폭발적인 편은 아니었다. 라면과 같은 식품류의 신상품의 성패는 '재구매'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처음 먹어본 소비자가 다시 구매해야 제품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나가사끼 짬뽕의 판매 추이는 재구매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출시 후 3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84% 정도다. 즉 나가사끼 짬뽕의 성공이 삼양식품의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양식품의 3개월 주가는 부침이 컸다. 15일 기준 시가총액 1470억원인 삼양식품은 15일 오후 2시47분 현재 1만9600원에 거래중이다. 나가사끼 짬뽕이 출시 초기인 8월1일 2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8월31일 2만435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 영향으로 9월26일 다시 1만5050원까지 폭락했다. 나가사끼 짬뽕 판매 호조에 10월 중순 주가는 다시 2만30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3분기 실적 부진에 다시 2만원 미만으로 하락했다.

시가총액이 1조3680억원으로 삼양식품의 9배에 이르는 농심의 3분기 실적 외견은 양호했다. 연결 제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4820억원, 영업이익은 214억원이었으나 농심 한국법인 기준은 150억원 가량으로 실제로는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농심도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부담이 컸다. 게다가 경쟁사의 선전과 신라면 블랙 생산 중단으로 인해 국내 라면 매출이 전년비 4% 성장에 그쳤다. 중국시장에서 신라면 가소제 검출 이슈가 발생해 중국 매출액은 전년비 4% 하락했다.

게다가 대형마트 3사는 지난 10일부터 신라면 할인행사를 시작했다. 신라면이 대형마트에서 1주일짜리 단기 할인 행사 품목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신라면 할인은 농심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농심의 주가는 15일 오후 2시 47분 현재 22만85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8월 1일 25만8500원을 기록했던 농심은 하락장 방어력이 좋은 대형 식품주답게 급락장에서도 주가 폭락을 피했다. 하지만 경쟁사의 판매 호조가 이어진 9월 26일에는 22만원대가 깨지며 21만9000원까지 하락했다. 일단 하락한 주가는 회복되지 않고 10월까지 21만원대를 맴돌았다.

김주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에 대해 "4분기에도 원가 상승 부담은 지속되고 경쟁사의 신제품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제품 '쌀국수 짬뽕'에 대한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의 라면 판매 호조가 장기적으로는 농심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양 연구원은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 모두 1000원으로 760원이었던 신라면보다는 고가"라며 "향후 농심이 출시할 프리미엄 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감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월 이마트에서 나가사끼 짬뽕은 신라면을 바짝 추격하며 판매량 2위에 올랐다. 농심은 신상품인 정가 2000원짜리 '쌀국수 짬뽕'이 지난 1달간 200만개가 판매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라면 시장의 70%를 차지한 농심은 올해 꼬꼬면과 나가사키 짬뽕에 5%의 점유율을 빼앗기게 된다. 아직은 농심 측의 뚜렷한 대응 전략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 라면 시장은 전체적으로 7%의 성장세를 보였다.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의 역할이 컸다. 주주들은 삼양식품이 농심에 필적할 만한 '대형 식품주'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직은 기관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평하고 있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다리우스ⓡ


티스토리 툴바